



(@as_assi123 님 커미션입니다.)
새카만 잉크 빛 흑색 머리카락과 하얀 피부를 가진 열여섯 살 난 소녀. 부드러운 곱슬머리는 언제나 단발.
계절을 불문하고, 짧은 머리칼 아래에선 늘 흰 목덜미가 훤히 들여다보였다.
다만 그녀의 머리 맨 위에는 검은 나비 장식이 달린 머리띠가 깔끔하게, 머리카락이 흘러내리지 않게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 아래에는 반듯한 이마와 진한 초콜릿 색 눈동자가 자리를 잡고 있고,
마지막으로 다소 도도하고 무덤덤한 표정이 그 얼굴에 한 겹 덧씌워져 있다.
바로 그 아래, 단정하고 흐트러짐 없는 옷차림새. 그것은 그녀의 성격까지도 짐작케 했다.
목 끝, 소매 끝까지 꼭 채운 단추. 맨살이 쉽게 드러나는 일은 결코 없었다. 몸에서는 아무 향기도 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몸에서는 가늘지 않은 구석이 드문 것처럼 보였다. 팔과 다리, 목, 허리, 그리고 손가락 하나까지. 적어도 보기엔 그랬다.
군살 없이 근육이 붙어서 살찌지도 마르지도 않은 평범한 몸매.
그녀에게는 몇 군데 흠이 있었지만, 일단은 그럭저럭 미인이라는 느낌이었다.
얼굴이 갸름하고, 깊은 눈매는 날카롭고, 속눈썹은 길고. 전체적으로 그림으로 그린 것 같은 인상이랄까.
안나 파우스트는 이미 성숙해 있었고 애티라곤 없이 다 자란 성인 여성 같은 분위기가 강했다. 열여섯의 나이라고는 보기 어려울 만큼.
굳이 특징이라면, 최면에 걸릴 것 같은 강렬한 눈빛이랄까. 짙은 두 눈은 상대방을 깊숙이,
그리고 무자비하게 꿰뚫어보기 때문에 마치 영혼에 침투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 장미목(Rosewood)과 용의 심줄(Dragon). 10.6″(27cm) 가량. 단단하고 잘 휘어짐.
평균에 비해 조금 작은 길이로,
우아하고 세련된 마법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지팡이.
주인이 관리에 제법 신경을 쓰는지,
흑갈색 표면은 반질반질 윤이 난다.
-수면 안대
-은빛 손거울
[국적]
독일
[혈통]
순혈
[성격]
—복잡한, 현실적인, 열정적인, 극단에 치우치기 쉬운, 감정을 억누르는, 유능한,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충실한, 거만한, 비밀을 좋아하는, 소유욕이 강한, 순응하지 않는, 평범하지 않은 운명의—
“ 그 애에 대해서는 절대로 긴장을 늦춰선 안 돼. 그녀가 사악하단 게 아니야. 단지 무르거나 순진하진 않다는 뜻이지. ”
▶ 도도함, 강인함, 냉정 침착함 ◀
“침착하게 생각을 해, 생각을……. 울지만 말고.”
무표정한 포커페이스가 깨어지는 일은 극히 드물고, 거의 늘 침착한 태도를 견지하는 인물.
웬만한 상황이 아니고서야 섣불리 감정을 앞세워 행동하는 등의 실수를 범하지 않는다.
조금은 초연하고 방관자 같은 인상을 주기도 하고, 유쾌하고 활달하다기보다는 조용한 편.
입을 다물고, 가만히 고개를 기울이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아마 가장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말수가 많지는 않지만 한 마디 한 마디를 허투루 하는 법은 없다.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성격. 머리도 차갑다. 이러한 성향에 특유의 도도한 인상과 무표정이 더해져서,
보통 다가가거나 말을 붙이기 어렵다는 느낌이 강하다. 게다가 사근사근한 말투도 아니다 보니,
심지어는 무뚝뚝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 강한 자존심, 고결함, 완벽주의 ◀
“긍지를 드높여.”
그녀의 자존심은 절대적이다. 때문에 결코 쉽사리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자신에 대해서라면 정확하게 알고 있어서,
그 누구도 스스로에 대한 자각을 바꾸지 못할 것처럼 보인다. 모욕을 들어도 귓등으로 흘려버리고,
칭찬을 들어도 동요하지 않는 성격. 그녀는 그녀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말해 줄 사람을 구하지 않는다.
어느 부분에서는 또 완벽주의 기질이 있어서, 금욕적이고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
옷매무새는 늘 단정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향이 좋은 예. 완벽하기 위해, ……적어도 완벽하게 보이기 위해 그녀는 최선을 다한다.
특히 스스로에겐 엄격하고, 타인에게는 관용적인 일면이 두드러진다.
단적으로,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거나 친절함을 입으면 절대로 잊지 않고 늘 후하게 보답한다.
마찬가지로 상처나 부당함에 대해서도 절대로 잊지 않는다. 단순히 동등하게 주고받는 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편.
▶ 온기, 진실성, 다정함 ◀
“너를 결코 혼자 두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까.”
오만하고 어두워 보이는 인상과는 달리, 제법 온정이 있는 편.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 헌신하고,
어린이와 여린 영혼들을 잘 보호할 만한 인물이다. 그녀의 속내는 진심 어린 상냥함을 지니고 있다.
아프거나 절망한 사람들을 향한 다정다감한 연민도 함께. 그녀의 손길은 뜨거울 뿐만 아니라 차분하고 부드럽다.
또한, 유독 친구들에게 무척 충실하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 가끔은 그녀가
자신의 강인함을 시험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폭력을 찾아다니며 사람들을 구해내는 것이 아닌가 싶은 오해를 받기도.
진실을 추구하는 성격. 본인 스스로도 꽤 솔직한 편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을 싫어한다.
다만 아무리 감정이 흔들려도 냉담하고 무표정한 얼굴에는 드러나는 법이 없다. 의식적으로 무표정을 연습한다고 해야 할까.
그녀는 스스로에게 흔들리지 말라는 명령을 내리고, 몸은 그 명령에 복종할 뿐이다.
따라서 얼굴을 붉히거나 상기되거나 눈살을 찌푸리거나 미소 짓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
그저 좀처럼 웃는 법이 없지만, 다만 한번 웃으면 그 웃음은 진짜일 것이다! 몸도 얼굴처럼 동일한 명령에 따르기 때문.
이와 마찬가지로, 점수를 얻기 위해서, 혹은 같은 편을 만들기 위해서 마음에 없는 칭찬을 하지 않는다.
안나 파우스트가 보기에 아첨은 격이 낮은 행동일 뿐이다. 따라서 그녀가 당신에게 무언가 좋은 말을 한다면,
그것을 소중히 여겨도 될 것이다. 그 말이 아주 진실하다는 걸 믿어도 되니까.
[특이사항]
01
0) 11월 13일, 독일, 베를린 태생. Rh+A형.
말소리는 벨벳처럼 부드럽고 허스키하거나 칼날같이 예리하고, 말은 느리고 신중하거나 스타카토처럼 딱 부러지는 편이다.
1) 부유한 순수혈통 가문인 펠레스 가(Pheles Family)의 양녀. 그녀의 원래 집안과 출생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펠레스 가의 배려 때문인지, 그녀는 입양 이후로도 자신의 원래 성을 유지하고 있다.
안나 파우스트는 펠레스의 현 가주 몰렉 펠레스(Molech Pheles, 모브 캐릭터)의 먼 사촌지간의 아이로,
그녀의 부모가 모종의 사고로 모두 사망해서 고아원에 들어가 있던 것을 알게 된 가주가 양녀로 데려온 것이 정설이자 공식 발표.
자부심 높은 순수혈통인 펠레스 집안이 받아들인 양녀라는 점을 미루어 보아 분명해 보인다.
의외로 안나와 가주의 나이 터울은 많이 나지 않는데, 오히려 남매로 오해할 법한 나이차. 때문에 양녀의 신분이지만,
그녀가 부르는 호칭 역시 '아버지'가 아니라 '가주님'이다. 안나는 방학 중에는 저택으로 돌아가고,
간혹 학기 중에 집안으로부터 편지도 전달받는 평범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
2) O.W.L. 아홉 개의 과목에서 모두 낙제 없이 통과를 받은, 영민한 우등생. 그 중에서도 마법약(Potions), 어둠의 마법 방어술(Defence against the Dark Arts), 마법(Charms) 과목이 특기.
02
- 추위를 많이 탄다. 겨울이라 자주 외출을 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벽난로 앞을 좋아하는 듯.
반대로 더위를 잘 타지는 않는 듯. 때문에 의외로, 스킨십도 좋아하는 편.
- 왼손잡이. 반대쪽 손으로는 잘 적지 못한다. 왼손의 필체는 얇고 날카롭지만, 오른손으로 쓴 글씨는 좀 더 둥글고 삐뚤삐뚤하다.
- 의외로 가사능력이 좋다. 요리는 물론 빨래, 청소까지. 마법을 쓰지 않고도 꽤 가사에 대한 실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약점은 비행과 그림 그리기. 우수한 학생이지만, 1학년부터 빗자루를 잘 다루지 못했고 비행에는 별 재능이 없었다.
그저 퀴디치 경기 같은 것을 보며, 늘 하늘을 날고 싶다는 비행에 대한 동경을 품고 있는 듯.
다만 철저한 관리 때문에 운동 신경이 아주 나쁘지는 않아 보인다.
체격치고는 은근히 힘도 약하지 않은 편. 물론 그와 별개로, 그림 실력은 그야말로 삐뚤빼뚤 엉망이다.
- 무서워하는 것은 거미. 살아있는 거미는 보기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고 한다.
- 춤과 노래에 능숙하다. 아직까지 한 번도 본 사람도 없고, 본인 역시 결코 잘 보여주지는 않지만.
- 특기는 눈싸움. ‘널 노려보는 안나하고는 눈싸움을 하지 말길 바라. 승산이 없거든!
그 애가 계속 쳐다보면 사람들은 대부분 이내 불안해해. 나는 심지어 아프기까지 한 것 같다고.’
- 불안하면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거나 뜯는다. 주머니에 립밤은 필수.
신체상의 약점으로 발목을 자주 삐고, 빛이 있는 공간에서는 잘 잠들지 못한다. 잘 때는 보통 안대를 착용하고 자는 이유이다.
[혈통]
혼혈
[성격]
—복잡한, 현실적인, 열정적인, 극단에 치우치기 쉬운, 감정을 억누르는, 유능한,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충실한, 거만한, 비밀을 좋아하는, 소유욕이 강한, 순응하지 않는, 평범하지 않은 운명의—
너는 성자가 될 수도 있고 범죄자가 될 수도 있어. 범죄와 타락을 신랄하게 비난할 수도 있고,
지옥의 가장 어두운 곳을 몸소 체험할 수도 있을 테지.
네가 가진 최면적인 호소력은 청중의 마음을 꿰뚫어 꼼짝 못하게 하고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어.
잘 사용해라. 그 재능은 위험해.
— 안나 파우스트의 손금을 보고, 다이애건 앨리의 한 점술가
▶ 삶에 대한 의지 ◀
나는 살고 싶어. 안나 파우스트는 단호히 생각하고, 또한 말했다. 그리고 행동한다. 그녀가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바란 소원. 희망과 나락을 동시에 보여준 그 소원. 언제나 그녀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예민했다. 강한 의지를 가지고 끝까지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기를 썼다. ……하지만 안나 파우스트에게 있어 삶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이런 것은 결코 산다고 부를 수 없는 것이다. 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단지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삶을 열망하는 이유는 인간으로서의 본능이고, 또한 자유 의지였다. 그 누구도 꺾을 수 없는.
▶ 동시에, 죽음에 대한 공포 ◀
살아 있는 생물이라면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녀가 가진 삶에 대한 강한 의지는, 곧 죽음에 대한 강한 공포로 이어졌다. 죽음 이후에는 과연 어떻게 될까.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를 가진 그녀에게 있어서, 죽음이란 미지 그 자체이자 알 수 없는 두려운 것. 종말. 끝. 무(無). 암흑. 절벽. 이러한 그녀의 두려움은 날카로운 양날의 검으로 움직인다. 과연 그 심연의 공포에 잡아먹힐 것인지, 아니면 삶을 향한 더 강한 원동력이 될 것인지.
그 애는 펄쩍펄쩍 뛰거나 갑자기 무언가를 시작하거나 예고 없이 신경질적인 태도를 보이는 법이 없어. 당황해서 위축되지도 않고, 자신감에 우쭐대지도 않지. 항상 최소한의 반응을 보여. 내면은 침착하고 강인하고 확고부동한 사람일 게 분명해.
— 안나 파우스트와 한 수업을 듣는, 같은 그리핀도르 기숙사의 선배
▶ 겸양하지 않는, 독설가, 회의주의 ◀
안나 파우스트에게 그녀의 재능이 정말 대단하고 언젠가는 사람들이 그것을 알아볼 거라고 말해 주면,
그녀는 "알고 있어요."라고 할 것이다. 그녀에게 부탁이 있다고 말하면 이번에도 간단히 대답할 것이다.
"네, 들어 드릴게요." 또는 "아뇨, 들어 드릴 수 없어요."
때문에, 때로는 잔인한 화법. 어떤 파급 효과가 나타날지 정확하게 알고 있지만 타협을 거부하고 진실을 말한다.
예민한 사람이라면 그녀에게 의견이나 조언을 구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아주 적나라하고도 잔인한 진실과 맞닥뜨려야 할 테니.
당신이 물어보았으니, 그녀는 말해 줄 것이다. 이와 같이 자신의 의견을 숨기지 않는다.
해야 할 말은 반드시 하되, 하지 못할 말이라면 아예 입 밖으로 꺼내지도 말 것.
보통 직설적이고 진솔하기 때문에, 고의가 아니고서도 다른 사람들의 불편한 속내를 바늘로 콕콕 찌르듯 하기도 한다.
때문에 다소 껄끄러운 상대로 여겨지기도 하는 듯.
물론 그녀 역시 사람인지라 분위기를 적당히 보고 할 말, 하지 않아야 할 말 구분을 하는 편이다.
또한, 다소 회의주의적. 그녀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깊은 불신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사람에 대해서 기대하지 않는다. 기대는 곧 실망은 낳으니까. 그녀는 애정에 대해서도 냉소적이었다. 애정을 갈구하기는커녕 오히려 거부하는 편에 가까웠다. 애정이란 자신에게 있어서 불필요한 것, 때문에 그런 장면들을 마주칠 때마다 안나 파우스트는 눈을 돌리고 등한시했다. 하지만 기대를 조심하자는 것이 모든 일을 그러려니 하자는 것은 아니었다. 기대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고 당연한 약속이라는 게 있다. 여전히 그녀가 실망하고 막막해지는 것은, 그런 약속들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겉모습은 냉정해 보이지. 침착해 보이는 그 애의 겉모습은 사실 이글이글 불타고 있는 내면을 숨기기 위해 신중하게 계산된 모습이야.
— 안나 파우스트와 오랜 면담 끝에, O.W.L. 시험의 감독관
▶ 용기, 투지, 자기 통제 ◀
단적으로 이야기해서, 두려움이 없다. 억압받는 사람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칼을 들고 명예롭게 싸우는 전사. 그녀에게 있어 인생은 투쟁이다. 육체적인 고통이나 가난, 극심한 경멸이나 실패에 용감하게 맞서고, 이 시련을 극복하며 자신감을 구축하는 성격.
그런 안나야말로 그야말로 전형적인 그리핀도르라고, 누군가는 그리 불렀다.
천성적으로 신분을 감추는 것을 좋아한다. 자신을 통제하는 본성이 있어서 대체로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편.
삶과 죽음의 모든 측면에 강렬한 호기심을 느끼고, 개혁에 대한 욕구 역시 강하게 느끼는 인물이다.
그 욕망은 냉정하면서도 신중하고, 방향이 확실한 의도 아래 현실이 된다.
▶ 잔인함, 복수심, 폭력에 대한 무감각함 ◀
폭력에는 익숙하니까요. 차분히 그리 말하는 안나 파우스트는 애초 폭력에 대해 다소 무감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고나 할까. 그녀 본인이 어릴 적부터 많이 경험해 와서 그런 것일지도 몰랐다. 멍이 든 무릎, 찢어진 살갗, 악의를 담은 상처들. 그녀는 놀라거나 한탄하거나, 울고불고 화내는 법이 없었다. 다만 담담히 그것을 어떻게 하면 가장 덜 아프게 고칠까를 생각했다. 아직까지 한 번도 자신이 폭력을 사용한 적은 없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스스로도 상당히 과격한 일면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때로는 말보다 시선이, ……때론 손이 먼저 나가는 것처럼.
복수심을 수 년 동안 가슴 속에 비수처럼 간직하기 때문에 심각한 우울증이나 잘 낫지 않는 질병에 걸리기 쉽다.
절대로 표현하지 않는 분노는 스스로에게 치명적인 독이 된다. 그렇다고 외부로 표출하면 죄책감이 생길 뿐.
공개적으로 안나 파우스트를 공격해 본 몇몇 사람들은, 그녀에게 비난을 쏟아놓을 때는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생생한 고통을 통해 몸소 체험했을 것이다.
사회적 성공을 포함해서 자기 것이라고 믿는 대상에 맹렬한 소유욕이 있지만, 자신의 야망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그녀는 자신이 더 높은 직책을 맡을 자격이 있음을 알면서도 조용하게 기회를 기다릴 것이다.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장악할 때까지.
[특이사항]
01
0) 미들네임은 Psyche 프시케.
전설 속에서, 프시케는 나비의 날개를 단 처녀의 이름이다. 상징적으로는 인간의 영혼, 숨결, 마음, 정신 등을 의미. 안나 스스로 고른 미들네임으로, 그녀를 나타내는 문양인 검은 나비를 암시하기도 한다.
1) 가주가 직접 데려온 아이, 그 아이를 펠레스의 양녀로 맞는다고 한다고? 사람들은 수군거렸다. 수많은 소문이 그 주변을 휩싸고 돌았다. 개중에는 가주와 꼭 닮은 여자아이의 흑발을 보고 가주의 말 못할 사정에 의한 혼혈아가 아니냐고 의심하는 무리도 있었고, 그 도도한 펠레스 가문이 어떻게 감히 혼혈이나 머글을 들이겠느냐며 소녀의 혈통을 순혈이라 추측하는—물론 뭔가 더러운 뒷사정이 있을 것이라 덧붙이는— 무리도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함부로 그것을 공식 석상에서 입에 내놓을 생각은 하지 못했다.
2) 순수혈통에 대한 경멸과 불신.
“많은 마법사들, 특히 순수혈통이 머글 출신들을 증오하거나 천하게 여기지만, 그거 알아?
나 역시 마찬가지로 당신들을 경멸해. 내가 봤을 때는 당신들이 더 하찮고 더러워.”
마법사 세계에는 머글 출신에 대한 경멸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비록 소수지만, 순수혈통에 대한 경멸 역시도 존재한다. 안나 역시도 순수혈통에 대해 어느 정도 반감을 가지고 있다. 초면의 사람이어도 순수혈통 출신이라면 내심 경계하거나 거리를 두는 등, 적어도 내색하지는 않지만 속으로는 그렇게 여기는 듯. 본인이 펠레스 가에서 줄곧 당해 온 심한 차별 대우와 폭력이 그 원인으로 보인다. 사실 그녀의 실제 출신은 혼혈이지만, 양친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므로 혼혈인지 순혈인지 머글 출신인지도 모른다. 다만 어린 시절부터 고아원에서 쭉 자란 탓인지, 스스로의 정체성은 오히려 머글 출신에 가깝다.
단순히 혈통만으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그들의 태도를 경멸하지만, 본인 역시도 순혈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사람을 재어 보고 있을 뿐. 결국은 극과 극이 통하듯, 그들과 마찬가지라는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다만 아직까지는 이 모순을 인지하고 있지 못한 듯.
02
- 애초 타고난 용기나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라, 스스로 용기를 가지고 싶어서 스스로 그리핀도르를 선택했다. 원래 마법의 모자가 추천했던 기숙사는 놀랍게도 슬리데린.
- 그녀의 장미는 오로지 한 가지 색. 겉과 속이 일치하는 그녀의 모습을 빼다 박았다.
- 깊게 생각에 잠겼을 때나 고민할 때, 그리고 거짓말을 할 때는 입술 아래에 손가락을 대고 있는 습관이 있다.
- 애초 그녀는 구원을 믿지 않는다. 신도 믿지 않는다. 신이 있다면 진작에 천사를 보내 자신을 구원했어야 했으니까.
천사보다는 악마가 더 확실하긴 하다. 그렇다고 악마가 좋다는 건 아니지만. 아무튼 구원이라니, 정말 헛소리 중에서도 가장 헛소리. 그녀는 냉소적으로 웃으며 말했다.'내가 널 구원해 줄게'는 언제나 '나만의 방식으로'라는 단서가 붙어 있는 것이라고. 그러니 남의 손따위 기대 말고, 오로지 스스로의 등불이 되어 너 자신 스스로를 구원해야 한다고.
- 그녀의 ‘파우스트’라는 이름은 집안의 배려 따위가 아니다. '너처럼 혈통도 명확하지 않은 아이에게는, 감히 펠레스의 이름을 줄 수 없어.' 가주는 다정하게, 그리고 확실하게 말했다. 그녀는 펠레스의 일원이 아니라고. 그에게 필요했던 것은, 어디까지나 장기말. 그의 의지에 충실하게 따르는, 강제로라도 계약에 얽매인 체스판 위의 말이었을 뿐. 그녀의 주인은 그녀를 꼭 소유물처럼 다루었다. 자신의 기분에 따라 싸늘한 얼굴로 그녀에게 험한 손찌검을 했고, 그러고 나면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래며 다정히 그녀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마치 어린 아이가 인형을 가지고 놀다 싫증이 나면 벽에 집어던지고, 머잖아 다시 그것을 주워 예쁘게 머리를 매어 주는 것처럼.
- 안나 파우스트가 표면상은 양녀, 하지만 사실상 메이드의 신분에 있다는 것을 아는 자는 그녀의 주인과 안나 본인 두 명뿐이다. 외부에는 철저히 비공개된 사실. 철저히 입막음을 해 두었기 때문에, 안나 파우스트가 순혈이 아닌 것이 밝혀지는 순간 그녀는 매우 곤란한 입장에 처하게 될 것이다.
[과거사]
시작은 중요하지 않다. 그녀의 부모가 누구인지, 어느 집안에서 태어났는지, 그런 것은 결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의 이름 하나 말고는 애초 가진 것이 없었으니. 그녀의 어린 삶은 고아원에서 시작한다. 안나 파우스트는 조용하고 참한 소녀였다. 딱히 특출한 구석은 없는, 그야말로 평범한 아이. 그저 다른 여느 고아 아이들처럼 말을 잘 듣고, 조금은 도둑질과 같은 위험한 장난의 세계와 가까울 뿐이었다. 물론 소녀는 정원 크로커스 꽃을 손 안에서 마음대로 폈다 시들게 할 수 있었고, 욕실 물방울의 방향을 거꾸로 옮길 수도 있었다. 그것은 어느 날 조용히 찾아왔고, 숨을 쉬듯 자연스런 능력이었다. 그래, 마치 마법처럼. 그녀는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물론, 다름이 결코 환영받지 못한다는 것 역시도 말이다. 안나 파우스트는 가만히 침묵했다.
8세. 고독을 맛본 나이.
하지만 그 고아원에서, 안나 파우스트는 마법의 재능을 실수로 노출시키고 만다. 평소 그녀와 사이가 좋지 않던, 그네를 타던 한 아이를 다치게 한 것. 모욕에 분노했다고 느낀 순간에는 이미 나뭇가지가 부러져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사람들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안나는 자신의 능력을 철저히 통제하기 위해서 기를 쓰고 노력했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고아원의 아이들은 그녀를 조롱하거나 꺼려했다. 선생들은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기 일쑤였다. 그렇게 그녀는 외톨이가 되어 대부분의 시간을 자신의 작은 회색 방 안, 홀로 철제 침대 위에 걸터앉아 보냈다.
9세. 파우스트, 악마와의 계약자.
우울한 6월의 어느 비 오는 날, 선생과 아이들은 견학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고아원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빗길에 바퀴가 미끄러지는 것은 순간. 그녀는 차 사고를 당했다. ……끔찍한 사고였다. 소녀에게 내재된 마법의 재능이 아니었으면 다른 이들처럼 결코 살아남지 못했으리라. 점차 흐려져 가는 의식 속, 가물대는 시야 속 마지막으로 비친 것은 한 남자의 고급스런 검은 구두. 또각거리는 소리. 어린 그녀가 눈을 감기 전에 흐린 목소리가 들렸다. '넌 참 작구나.' '그대로 있다간 금방 죽어버릴 테지.' 처음 듣는 그 목소리는 이상하리만치 부드럽고, 또 가벼웠다.'……네 소원을 하나 들어줄게. 그러니 나와 계약하지 않겠어, 작은 아이야?' 그녀는 마지막 힘을 짜내어, 핏물에 젖은 입술을 달싹거렸다.
11세. 호그와트 입학.
그렇게 그 이후, 그녀는 펠레스 가의 양녀가 되었다.
펠레스는 전형적인, 아니, 순수혈통들 중에서도 아마도 가장 콧대 높고 혈통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가문일 것이다. 그런 집안의 양녀. 그리고 그 집안의 유능하고 젊은 당주는 몰렉 펠레스(몰렉은 고대 악마의 이름 중 하나이다. 펠레스는 '파우스트'라는 책의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에서 따온 이름). 호그와트를 졸업한지 얼마 되지 않은 그는 그녀를 자신의 인형처럼 다루었다. 무엇이든 그의 취향대로, 그의 뜻대로. 그녀는 그가 언제든지 써먹기 좋은 장기말이었다. 그저 밖에서는 높은 곳의 아가씨로 대접받고, 안에서는 개나 고양이처럼 주인의 비위를 맞출 뿐. 그것은 안나 파우스트에게 있어 구속이고, 사슬이고, 새장 그 자체였다. 그가 웃으라 하면 웃어야 했다. 그가 자신의 구두를 핥으라고 하면 그래야 했다. 아마 그가 정략결혼을 하라고 하면 해야 할 것이다. 그가 처음 하녀의 의복을 입으라고 할 때 거절하지 못한 것 역시 마찬가지였다. 출생도 잘 모르는 너는 집요정보다도 나을 것이 없다는 뜻, 자신을 결코 가문의 일원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안나 파우스트는 지그시 눈을 내리감았다.
가장 나쁜 기억 중 하나라. 아마 그것은 그녀가 처음으로 반항했을 때의 일이 아닐까. 그는 말 그대로 소녀를 인간 대접을 하지 않았다. 사람으로 보지도 않았고 단지 장난감, 말 잘 듣는 애완동물, 내지는 인형. 정말로 갖고 놀고 좋은 아이. 그는 그렇게 표현했다. 계속된 인간 이하의, 아니, 비인간적인 대접에 열 넷, 아니, 열 다섯즈음이었으려나. 안나 파우스트는 처음으로 소리치며 힘껏 저항했다. 더 이상은 싫다고. 그만두라고. 그리고 그 대가가 어땠는지는, 소녀는 쓰라리고 쓰라린 경험을 통해서 직접 복종을 배웠다. 그는 와인을 바닥에 쏟았다. 치워. 그녀는 와인을 닦기 위해 무릎을 굽혔다. 아니, 좋은 와인이잖아. 그냥 버리면 아깝지. 소녀는 고개를 가만히 들고 나긋한 목소리의 주인을 의아한 눈으로 보았다. 핥지 그래? 반항은 용납하지 않는, 단호한 악마적인 그 두 눈. 결국 그는 소녀로 하여금 바닥에 떨어진 와인을 입술로 두어 모금 핥게 만들었다. 충격과 공포로 사시나무 떨듯 하는 아이에게, 그는 웃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이리 와. 입술이 더러워졌네. 그리고 이어지는 입맞춤. 아이는 반쯤 제정신이 아니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리도 덜덜 떨며,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바로 분간하지 못했다. 더러워. 그는 입술을 떼고 나긋이 속삭이더니, 곧바로 안나 파우스트의 얼굴을 후려쳤다. 얼얼한 충격이 뺨에 닿고 이내 남자는 방을 나갔다. 메이드복을 입은 소녀는 바닥에 쓰러져 눈만 멍하게 뜨고 있었다. 머릿속이 혼탁했다. 아, 이게 내 위치구나. 내 현실이구나. 거부할 수 없구나. 잔혹하게도.
그녀는 한 가지 소원을 대가로 펠레스 가문과 계약했다. 그리고 몰렉 펠레스는 그것을 수락했고, 충실히 수행했다. '깨뜨릴 수 없는 맹세'. 하지만 이 경우에는 계약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것이다.
첫 번째, 몰렉 펠레스는 안나 파우스트의 목숨을 구제해 살게 한다.
두 번째, 그 대가로 안나 파우스트는 몰렉 펠레스의 합법적인 소유물이 된다. 시키는 것은 무엇이든지 한다.
마지막 세 번째, 몰렉 펠레스가 정한 한 마디의 '어떤 말'로 인해 이 계약과 마법은 종료될 수 있다.
생각해보면 정말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지, 안 그래? 궁지에 몰린 소녀에게 그 어떤 소원이든 들어주겠다고 한다. 물론 계약 자체는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것이다. 무엇이든 되는 소원. 다만 그녀의 경우에는, 따로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을 뿐. '살고 싶어…….'
계약에 묶인 몸. 그녀가 바라는 것은 완전한 자유였다. 그리고 해방되기 위해서는 금지된 한 마디의 말이 필요했다. 그 '어떤 말'을 입술에 담는 즉시, 그와 그녀의 계약은 종료되는 것이다. 다만 소녀는, 그 말을 꿈에도 알지 못할 뿐. 그래서 그것은 곧 안나 파우스트가 그 소문의 그림을 찾기 위해 헤메는 이유가 되었다. 세상에, 멍청하긴. 상식적으로 생각해봐, 안나. 그런 그림 따위가 있을 리가 없잖아? 그래, 사실은 알고 있어. 분명 누군가가 흘린 헛소문이겠지. ……나는 그저 알아보고 싶은 것뿐이야. 그 '어떤 말'을. 사실은 이젠 너무나 절박해져서, 그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일 뿐.
아, 가엾은 아이. 그런데 그 금지된 어떤 말이 뭔지 아니, 안나? 아니, 알 리가 없지만 그래도 한 번 맞춰 보렴. 비비비 바비디 부? 셀비라 아비셀라? 땡, 그건 바로 '아바다 케다브라'라는 주문이란다! 모든 것을 간단하게, 아주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는 주문이지. 자, 머잖아 너는 결정해야 할 거야. 그 지팡이를 들어서 네 원수, 네 주인, 그 악마 몰렉 펠레스의 이마에 대고 주문을 외치느냐. 아니면, 스스로의 목에 가져다 대고 중얼거리느냐. 어차피 '깨뜨릴 수 없는 맹세'라는 건 깨뜨리는 순간 죽는 거잖니. 너나 그나 둘 중에 한 명이 죽어야만 계약이 끝나. 네가 죽으면 첫 번째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해 그가 죽고 말 것이고, 그가 죽으면 너는 세 번째 조건을 충족했기 때문에 자유롭게 될 거야. 선인으로 그저 덧없이 보람없이 죽거나, 살인자에 악당이 된 자기 자신을 마주할 만큼 괴롭게 오래 살아남거나. 어때? 죽거나 죽이느냐, 정말 힘든 문제지? 살인자가 되어 그토록 원하던 복수와 자유를 차지하고 평생 저주받은 영혼으로 살래, 아니면 여기서 그토록 갈구했던 삶을 포기하고 너 스스로 죽음을 택할래? 전자는 몰렉 펠레스가 너를 타락시키기 위해 준비한 것이고 두 번째 역시 네가 절망에 빠지는 얼굴을 보기 위해 그가 준비한 것. 너는 결코 벗어날 수 없어. 이 죽음같은 계약에서, 지독한 운명에서. 아, 과연 네 선택은 어떤 것일까?
[텍스트 관계란]
안나 파우스트 → 애셔 알리에프고
래번클로의 아름다운 선배. 비밀 친구를 계기로 조금 가까워졌고…
자신의 아름다움에 대해 그녀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완벽한 미를 찾는 그녀라면 분명 도와줄 수 있으리라.
때로는 서로 화장을 고쳐 주는 사이.
안나 파우스트 → 이브 세레니티
이브 선배, 늘 친절하고 활기차시죠. 저에게 비행을 가르쳐 주세요.
…사실 우리 기숙사의 파수꾼에게 지도받는데도, 역시 나는 게 잘 되진 않지만요.
그래도 배울 때면, 덕분에 꽤 즐거워요. 늘 고맙게 생각하니까.
안나 파우스트 → 레이건 W. 비숍
레이건, 자상하고 좋은 친구지. 식후에는 거의 함께 산책을 해.
가끔씩 거미를 보면, 그 애가 대신 잡아 주기도 하고. 자주 편지도 주고받는데,
…그 애 글씨는 참 재밌어. 꾹꾹 눌러쓴 게, 귀엽잖아? 보면 자꾸 웃음이 나와.
이제는 익숙해질 때도 되었는데. 물론 나도 평소보다 더 신경써서 적지만.
안나 파우스트 → 돈 라이오넬 체임벌린
리온, 리온 선배. 학교에서는 처음 애칭으로 부르는 선배.
내심 차기 반장 자리를 마음에 두고 있지만,
역시 자신은 지도자로서 그만큼 잘 해내지 못할 것 같다.
그를 좋아하고 신뢰하는 만큼, 내심 그가 졸업하지 않았으면…하고 바라는 중.
선배, 가지 마요.
안나 파우스트 → 나인 E. 테일
파괴적인 예술가 조합.
그림을 못 그리는 사람과 그만큼 못 그리는 사람 정도의 차이랄까?
그리핀도르 휴게실에 함께 벽화 비슷한 무언가를 그리다 혼난 적도 있다.
그래도 꽤 호감 있게 선배로서 따르는 중.
가끔씩 그를 따르다가 벌점을 받기도 하는데,
착실한 우등생인 안나에게 있어 거의 유일무이한 존재다.
저기, 나인 선배, 이거 어떻게 생각해도 벌점 감 아닐까요?
안나 파우스트 → 헤이즈 양
언제나 동경하던 나라에서 온 신기한 선배.
그로부터는 늘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듣고 있다.
물론, 가끔은 그 사실 진위 여부가 궁금하긴 하지만…
너무 재미있는 꿈만 같아서, 매일매일 환상을 키워가는 중.
가끔 선물받는 예쁜 기념품은 침대 머리맡 서랍에 꼭꼭 잘 넣어두었다.
졸업 후에는 그의 본가에도 놀러가기로 꼭 약속한 사이.
선배, 그거 아세요?
언젠간 저도 중국에 가서 치파오라는 걸 입어보고 싶어요, 헤이즈 선배.
안나 파우스트 → 라울 L. 나이트
달빛처럼 차갑고. 달의 뒷면처럼 속내를 알기가 힘들고.
자주 모습을 바꾸는 달처럼 변덕스러운. 장난스런 웃음 속엔 뭐가 있을까요,
어떤 마음이 숨겨져 있죠? 가끔은 어둠 속에서 나의 달이 되어주실 건가요,
라울 로건 나이트.
안나 파우스트 → 레녹스 T. 너새네이얼
늘 그 냉철하고 합리적인 입술을 어찌 모른 체할 수가 있을까.
푸른 독수리의 옷으로 몸을 감싸고 있지만,
당신의 그 안쪽, 좀 더 깊은 안쪽에는.
불그스름한 여러 감정들이 뒤섞여 있음을 알아요.
상처인지 감정인지 모를 홧홧한 것이.
…이성과 감성, 그 사이의 위태로운 외줄타기. 어디 함께 타 볼까요.
그리고 서로를 잡아줄까요. 가장 어두운 밤에도 같이할 수 있길. 녹스(Nox).
안나 파우스트 → 테인 M. 로크
그만. 거기까지야. …두 번 다시 그 일로는 날 찾지 마.

안나 파우스트 → 세인 밀러
마음이 맞는 같은 기숙사의 친구.
특히 그토록 푸른, 사파이어빛 눈동자는 처음 보았다.
하지만 질투라는 것이 내겐 생경한 감각이지만, 네게는 더없이 익숙해 보였을 뿐.
부디 그녀가, 초록 눈의 괴물이 되지 않기를.
아름다운 인어의 호숫빛 푸른 물로 남아주길.
그런데, 세인. 있잖아,
우리 저택보다는 나중에 파티에서도 볼 수 있잖아, …그렇지?
안나 파우스트 → 요한 에인스워스
강한 척 하는 차가움 속에는 새살 같은 여린 면이 있었어.
너도, 그저 한 명의 소년일 뿐. 가끔 힘들 때면 내 품 안에서,
약하고 서툴고 어색한 부분이 있는, 그저 작은 아이가 되어도 좋아.
그저 내 숨으로, 네 차가운 손을 녹여 줄 수 있었으면.
잘 자라고 매일 밤 인사해 줄 테니까.
자, 괜찮아. 오늘 밤에는 푸른 별의 꿈을 꾸자, 요한.
안나 파우스트 → 노트 비
벌과 나비는 역시 함께 있을 때 어울리는 걸까.
호흡의 시작, 살아온 시간, 결말 모든 것이 달라도 너와 나는 참 비슷해.
네가 스스로를 드러냈을 때, 비로소 우린 진실한 친구가 되었으니까.
내 친구, 너는 알고 있겠지. 더 이상 약해지지 말자. 노트, 노트 비.
